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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문기사] 전자책 무단 인쇄 ‘저작권 침해’ 심각
등록일 2007.09.07 조회수 5360
입력: 2007년 07월 22일 17:11:21 경향신문
 
대학 도서관 및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전자책(e-Book) 상당수가 부분 인쇄가 가능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전자책이 일부 인쇄가 가능해 저작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국내 전자책 1위 업체인 ㅂ사가 도서관측에 제공한 전자책의 상당수가 적게는 5쪽에서 많게는 전체 인쇄가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관 회원이 소설가 김훈의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생각의나무)를 전자책으로 열람할 경우 전체를 인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는 소설가 고은주의 ‘아름다운 여름’(민음사) 전체를 인쇄할 수 있었다. 또 서울대 도서관 홈페이지의 ‘산꼭대기의 과학자들’(지호출판사)은 100쪽을 인쇄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체 308쪽이어서 3분의 1을 인쇄할 수 있는 셈이다. 심지어 100쪽이 채 안되는 살림지식총서 ‘장르만화의 세계’ ‘고대 올림픽의 세계’(이상 살림출판사) 등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쪽의 인쇄가 가능했다. 반면 또다른 전자책업체 ㅈ사가 제공하는 같은 시리즈의 ‘경극’은 인쇄 자체가 불가능했다.

현행 저작권법(31조)에 따르면 공익적 목적이 큰 도서관에서의 복사 및 전송은 저작권법상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도서관에서 전자책을 구매하면서 전자책업체와 인쇄 범위를 정할 경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출판사와 전자책업체가 전자책 계약시 그같은 조항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 송재학 대리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자가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한 범위 내에서 전자책업체가 인쇄를 할 수 있다”며 “출판사측과 전자책업체의 계약서에 그같은 조항이 없다면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고려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소설가 김훈의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를 인쇄할 때의 화면. 1000페이지를 인쇄할 수 있다고 나온다.
상당수 출판사들은 ㅂ사와 계약을 하면서 인쇄에 대해선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ㅇ출판사 대표는 “계약서를 확인해 보니 인쇄에 동의한다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며 “그런데도 모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우리 책 대부분이 50쪽 넘게 인쇄됐다”고 밝혔다. ㄱ출판사 대표도 “계약 당시 세세한 부분까지는 확인을 안 했다”며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팔 때 온라인상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 인쇄까지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면 동의할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ㅂ사측도 “현행 계약서에는 일정 부분 인쇄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전 계약서에는 그같은 규정이 없는 것들이 있다”고 시인했다. ㅂ사 관계자는 “전자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초기에 인쇄 기능을 개방적으로 허용했던 부분들이 있었다”며 “이후 개별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열려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많은 양이 인쇄되는 책을 잡아내고 있다”며 “그러나 악의적인 저작권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쇄 기능은 처음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한 10년 전부터 있었고, 이 기능이 주요한 영업 포인트가 아닌데도 지금 문제삼는 것은 후발 전자책업체 ㅈ사의 네거티브 전략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출판계 안팎에선 의도 여부를 떠나 저작권법을 침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을 해당 국내 저자나 외국 출판사들이 알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저작권 침해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미미한 국내 출판계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서관측이나 도서관 이용자들은 전자책의 인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전자책 기능 중에 원래 그런 게 들어가 있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전자책업체에 인쇄 기능을 요구하는 도서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학 대리는 “도서관에선 공공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인쇄를 요구하고 있고 전자책업체는 잠재적 고객까지 생각해야 하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사들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기는 마찬가지다. 전자책 계약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계약서 자체를 아예 분실한 경우도 있었다. ㅍ출판사 대표는 “전자책 관련 매출이 워낙 미미한 데다 관련 규정이 복잡해 일일이 신경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ㄱ출판사 대표는 “외국책을 계약할 때 전자책 부분은 별도로 해야 하는데 관련 계약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외국책을 전자책으로 제공하는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인쇄까지 되면 큰 문제”라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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